2014. 3. 15. 01:54 잡다/본다
카렌 암스트롱, 자비를 말하다
* p17 - '종일 그리고 매일' 인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분별 있는 인간' 즉, 군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비는 인간성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진정으로 자비로운 사람은 사적인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대신 언제나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 p29 - 우리 인간은 다른 어떤 종보다 훨씬 더 근본적으로 사랑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의 뇌는 남을 보살피고 또 남들의 보살핌이 필요하도록 진화되어왔으며 만약 이러한 양육 과정이 부족하게 되면 뇌가 손상될 수 있는 정도까지 진화되어 있다.
* p34 - "어떤 사람이 어떤 종교의 신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좋은 인간으로 머무는 것이다." 라는 달라이 라마의 말에 동의한다. 최선의 상태에 도달한 모든 종교적, 철학적 그리고 윤리적 전통들은 한결같이 자비의 원리에 근거하고 있다.
* p39 - 그리스어의 '미토스mythos'는 동사인 musteion에서 파생된 것으로, '입이나 눈을 막는다'는 뜻이다. 침묵과 모호함 그리고 어둠과 연관된 단어로서 신화는 논리적이고 추론적인 이야기로는 쉽게 표현해낼 수 없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인생의 다양한 측면들을 표현해보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신화는 역사를 뛰어넘는 것으로, 어떤 사건의 더욱 더 깊은 의미를 설명하려는 시도이다. 신화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언젠가 한번은 일어났지만, 언제나 일어나기도 하는 일이라고 설명될 수 있다. 신화는 시간을 초월한 보편적인 진리인 것이다.
p40 - 그러므로 신화는 의식 또는 행위의 형태를 갖춘 행동으로 쉽게 표현될 경우에만 이해될 수 있다. 신화는 변화 과정의 일부로 전해질 때에만 이해가 가능한 심리학의 초기 형태라고 설명할 수 있다. 복잡한 미로를 통과해 길을 개척해 나아가거나 괴물과 싸우는 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실제의 사건이라기보다 원형적인 진실을 표현한 것이다 신화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미로와 같은 정신세계를 소개하고, 이 불가사의한 영역을 어떻게 잘 헤치고 나아갈 것인지 그리고 자신들의 악마와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영웅 신화는 자신에게 내재된 영웅적인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들려준다.
p68 - 하지만 랍비들에게 있어 '샬롬'(평화)은 가장 높은 가치들 중의 하나였다. '샬롬'은 단순히 분쟁이 없는 상태 이상의 의미로서 '온전함, 완벽함'이라고 번역될 수도 있다. 샬롬은 적대자들과도 화해할 수 있는 긍정적인 조화의 원리로 추구되는 것이었다.
p81 - 세계 종교들은 저마다의 특별한 통찰력이 있으며, 우리에게 전해주는 독특한 가르침이 있다. 여러분의 마음에 다른 종교 전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면 문화나 종교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p84 - 조셉 캠벨은 개별적인 모든 문화는 각자 자신들만의 영웅신화를 발달시켜왔다고 제시한다. 영웅은 엄청난 자기희생을 통해 동족의 삶을 변화시키는 특별한 인물이다. 영웅의 이야기는 언제나 동일한 기본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보편적인 통찰력을 드러내 보여준다. 모든 이야기에서 영웅은 자신이 속한 사회를 둘러보고 결핍된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그 사회 안에 영적 불안감이 존재할 수도 있고, 전통 사상들이 더 이상 당대의 사람들에게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혹은 유별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다.
p91 - 파충류 뇌의 탐욕스러운 충동은 풍족함이 아니라 부족함을 향해 진화되었다. '이제 충분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까?
p93 - 어떤 한 사람이 이 모든 문제를 다 감당할 수는 없다. 이번 단계에서는 자신만이 특별하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자신의 노력을 어디에다 - 사업, 의학, 미디어, 교육, 예술, 정치 혹은 가정- 집중해야 할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므로 과제의 방대함에 미리 압도되어서는 안된다.
p96 - 우리는 랍비 프리들랜더가 그날 밤에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장점, 재능, 성취 등을 담은 목록을 작성해야만 한다. 가장 가까운 친구들의 결점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그들에 대한 사랑을 줄어들게 하지는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어떤 결점이 자신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끼치게 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 전에 자신과 먼저 친구가 되어야만 한다. 자신의 결점들을 부정하지 말고, 자기가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과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자신이 베푼 친절들 그리고 가정과 직장에서 이루었던 성공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유머 감각도 중요하다. 친구에게 장난을 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실패에 대해서도 씁쓸하지만 관대한 미소를 지을 수 있어야만 한다.
p99 - 우리는 영혼이 어두운 공간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가 잔인함에 빠져들거나, 기괴한 성적 환상을 품게 되거나, 갑작스럽게 폭력적인 보복의 열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공포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성적 타락이나 폭력 혹은 잔혹함에 대해 통렬히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자기 자신의 성향은 인정하지 않은 채 오직 다른 사람들만이 사악하고 혐오스럽다고 믿고 있다는 징후가 될 수도 있다.
p102 - 종종 매력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질투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언젠가는 죽음과 질병 그리고 점점 쇠약해지고 굴욕적인 노년이 될 가능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그리고 모든 것이 덧없으며 심지어는 가장 강렬했던 기쁨의 순간조차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p105 - 어떤 뉴스를 듣게 되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그것이 우리의 계획과 전망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첫인상은 종종 다음과 같은 추측들에 영향을 받게 된다. 내가 그녀에게 매력적으로 보일까? 그는 위협적인 사람일까? 그녀를 이용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추측으로 인해 우리는 사람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우리는 두려워하고 불안정하며 침착하지 못한 존재로서 자신의 실패와 결점 때문에 끊임없이 고통받고 언제나 공격에 맞설 자세를 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우리로 하여금 타인들을 적대적이고 불친절하게 대하도록 만든다.
p122 - 123
비극 작품은 우리의 공감을 확장시키는 데 있어 예술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상기시켜준다. 연극과 영화 그리고 소설은 모두 상상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들어가 우리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한 사람들과 공감적인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예술은 자비로운 엑스타시스의 순간을 제공해줄 수 있다. 이번 단계를 거치면서 예술이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우리의 뿌리 깊은 편견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결심해야만 한다. 커다란 스크린은 우리를 주인공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해준다. 비록 우리의 이성적인 정신은 주인공들의 고통이 완전한 허구라고 말해주지만,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확인하면서 거울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아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영향을 받았을 떄, 영화관을 빠져나오거나 소설책을 책장에 다시 꽂아두면서 너무 성급하게 그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테네 사람들이 오이디푸스는 물론 에리니에스(에우메니데스)에게도 안식처를 제공해주었듯이 그러한 페이소스가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머물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상상력은 자비로운 삶의 결정적인 요소이다. 상상력은 독창적인 인간의 특성으로서 예술가들로 하여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고 전혀 일어나지도 않았던 사건들이나 전혀 존재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에게 강력한 현실성을 부여하게 해준다. 자비, 그리고 자아의 포기는 모두 예술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면, 그것은 영화가 잊고 있던 기억이나 인정받지 못했던 우리 자신의 열망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예술은 우리의 고통과 열망을 인정하고 타인에게 마음을 열어줄 것을 요구한다. 그리스인들에게 그랬듯이 예술은 우리가 외롭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와준다. 다른 사람들 역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p127 - 우리의 고통은 자비에 대한 교육이 될 수 있다. ... 하지만 이제 우리는 만약 이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서 일어난다면, 지난 단계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동원하여 자신이 겪었던 고통들을 회상해보아야 한다. 자신이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 도움이 되었던 다정한 말, 미소, 농담 등을 기억해내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에게도 그러한 것들을 베풀어야 한다. 슬픔에 빠져 외로움을 느끼던 때를 기억하고, 고통을 겪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다면,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p147 - 하지만 무지는 여전히 인간적인 조건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남아 있다. 종교는 인간들이 질문을 던지도록 도우면서 경이로운 상태에 머물 수 있게 최선의 역할을 다한다. 그러나 우리가 던진 질문들에 대해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대답을 내놓으려 할 때, 종교는 분명 최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신, 열반, 브라만 혹은 도라고 부르는 초월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었다. 이것들은 초월적인 것이어서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 곳에 있으며 그래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확신은 잘못된 것이며,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부적절하다고 무시해버리는 공격적인 교조주의에 불과하다. 만약 누군가 '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단지 우리 자신의 형상대로 만들어낸 신성인 우상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p159 - 이번 단계의 목표는 세 가지이다. (1) 알려지지 않은 것과 알 수 없는 것들을 인식하고 인정한다. (2)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 대한 확신을 지나치게 독단적으로 주장하는 것에 주의한다. (3) 날마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지닌 저마다의 신비한 불가사의를 인식한다.
첫째, 자신을 깊이 감동시키거나 순간적으로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하여, 자애심을 평소보다 더 충만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준 경험들을 생각해본다. 그것은 특별한 음악을 듣거나, 시를 읽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조용히 앉아 있을 때 경험한 것일 수도 있다. 잠깐 동안일지라도 매일 이러한 엑스타시스를 즐기면서, 그런 자신의 경험을 말로 표현하거나, 자신을 감도시킨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주목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 경험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보고, 그러한 자신의 말들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를 확인해본다. 인간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없는 것을 주제로 삼아 연구해본다. 만약 과학적인 소질이 있다면, 양자역학의 비정형적 우주나 정신의 신경학적 복잡성 혹은 심층 심리학을 탐구해보는 것도 좋다 -...
p162 - 진지한 태도로 자신의 동료나 가까운 친구의 어떠한 점을 사랑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설명해보려고 시도해보자. 그들의 성격적인 특징들을 나열하고, 이것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인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해본다. 마음챙김을 실천하는 동안, 가족과 동료 그리고 친구들과 같은 가까운 사람들을 두로 살펴본다. 각각의 그들과 모두에 대해 실제로 어떤 것을 알고 있는가? 그들이 마음속에 담고 있는 가장 커다란 두려움과 희망은 무엇인가? 그들의 가장 내밀한 꿈과 환상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 역시 당신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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